동화 구연자가 된 구청장
김승훈 기자
수정 2017-09-25 18:17
입력 2017-09-25 17:54
‘책 읽어주세요’ 명사 릴레이, 김수영 양천구청장 세 번째 주자
“숲속 작은 집 창가에~ 작은 아이가 섰는데, 토끼 한 마리가 하는 말, 동화 들려 주세요~ 동화 들려 주세요~, 작은 토끼야 들어와 동화 들어라~.”김 구청장은 이날 구연 책으로 김다정 작가의 ‘이불 여행’을 택했다. 글이 간결해 구연하기 쉽고, 아이들의 협동심과 배려심을 키워줄 수 있어서다. 이불 여행은 잠 못 드는 아이들이 이불 한 장을 타고 떠나는 마법 같은 환상 여행을 담은 그림책이다.
김 구청장은 책장을 넘기며 개구쟁이 목소리로 “‘딸깍’ 무슨 소리죠?”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일제히 “불 끄는 소리요”라고 답했다. 김 구청장이 책 속에 이불로 만든 잠수함 그림을 가리키며 “이게 뭘까요?”라고 하자 아이들은 큰 목소리로 “이불 잠수함이오”라고 했다. 김 구청장과 아이들은 책 읽는 내내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활짝 웃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음성을 바꿔가면서 재밌게 동화를 들려주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부모는 “청장님이 영유아를 위해 동화 구연을 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며 “그 어떤 말보다 젊은 엄마들에게 양천구가 보육·교육 1번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많이 떨렸는데 아이들이 너무 호응을 잘해줘 제가 더 신이 났다”고 했다.
저명인사가 영유아들에게 동화를 들려주는 ‘책 읽어주세요! 명사 릴레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독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명사 릴레이는 자치단체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손잡고 영유아들이 도서관과 책에 친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8월 3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첫 주자로 나섰고, 이해식 강동구청장이 지난 1일 두 번째 명사로 나서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동화구연자로 나선 명사가 다음 연사를 추천한다. 김 구청장은 이성 구로구청장을 추천했다. 김 구청장은 “‘책 읽어주세요! 명사 릴레이’가 훈풍을 일으키며 순항하고 있다”며 “이번 릴레이가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돼 우리나라 아이들이 도서관과 좀 더 친숙해지고 책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7-09-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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