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행정] 60·70대 신입사원 풍년… 어르신이 행복한 은평

이재연 기자
수정 2017-03-17 01:13
입력 2017-03-16 17:40
김우영 구청장 ‘실버 맞춤 행정’
어르신사회활동지원사업 발대10개 기관 68팀 2805명 모집
다문화 멘토·택배 등 업무 맡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0%에 이르러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랍니다. 은평이 실버세대 지속가능한 일자리의 돌파구를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지난 14일 서울 은평구의 어르신 65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 은평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축제처럼 들썩들썩했다.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대한노인회은평구지회, 역촌·갈현·응암·불광노인복지관, 은평시니어클럽 등 10곳 소속단체별로 나눠 앉은 어르신들 얼굴은 생기로 반짝였다. 이날 행사는 2017년 어르신사회활동지원사업 발대식. 65세 이상 실버세대에 맞춤형 사회활동을 제공해 소득 창출은 물론 사회기여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출발선이었다. 김 구청장은 “올해 2805명을 모집해 10개 기관, 68개 활동팀으로 나눠 총 5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덧붙였다.
사업은 공익활동형·시장형·인력파견형 등으로 구분해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또는 60세 이상이 신청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은 “나이 들었다고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공익활동형은 지하철안전지킴이, 다문화가정멘토링, 아동보육급식도우미, 북한산둘레길 안내, 수생태해설사 등 36종류나 된다. 시장형은 꽈배기나라·행복담은 쿠키 제작소 같은 제빵·제과업소, 우당탕탕 어르신목공방, 실버벨 아파트택배처럼 수익창출에 가담한다. 인력파견형은 경륜은행 형식으로 지역에서 일손이 필요한 가정·기업에 채용된다.
2004년 참여인원 150명, 예산 2억 3000만원으로 시작된 어르신 일자리 사업은 지난해 2511명, 49억 7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사업참여 연인원만 2만 57명에 이른다.
김 구청장은 사회적경제와 지속가능한 실버·청년 일자리에 관심이 지대하다. 그는 “은평의 어르신 비율은 13.4%로 다른 구보다 높은 편이라 1회성이 아닌 어르신 일자리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4년 12월 응암2동 백련산 힐스테이트 아파트에 문 연 택배물류점은 서울시 최초의 시니어 택배사업 모델이다. 앞서 2012년 7월 오픈한 은평시니어클럽은 어르신 바둑학원, 실버카페, 수제쿠키 제조판매 등 어르신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센터로 자리잡았다. 은평의 어르신 일자리 사업은 보건복지부 주관 전국노인일자리사업 종합평가에서 2012~2015년 4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되며 안팎에서 주목받고 잇다.
지난해 정년퇴직한 장영호(61·바둑학원) 어르신은 “아이들을 소소히 가르치며 경제적으로도 보탬이 되니 ‘내가 여전히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든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어르신과 사회가 상생하는 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7-03-17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