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방석·돗자리·마대… 마포 폐현수막 화려한 ‘변신’

수정 2016-03-15 00:46
입력 2016-03-14 23:04
거리의 불법 현수막이 어린이의 앞치마로 변신해 화제다. 앞치마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유치원 어린이의 미술 시간 필수 준비물 중 하나다.

마포구 합정동주민센터는 2014년부터 버려지는 폐현수막으로 한 달에 1000여개의 어린이 앞치마와 에코백 등을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 나눠 주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합정동주민센터의 유휴공간에 재봉틀, 작업대 등 봉제시설을 갖춰 놓고 봉제기술이 있는 지역 주민을 채용, 폐현수막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는 마포구 도시경관과의 폐현수막 수거량은 한 달에 600여장. 이 현수막들이 합정동 리폼작업장으로 보내져 가을낙엽 수거용 마대, 재활용정거장 수거마대, 겨울 제설용 모래주머니 등으로 다시 태어난다. 해마다 1만여장의 마대 및 주머니가 만들어진다.


신승관 합정동주민센터 동장은 “폐현수막은 불에 태우면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땅에 묻더라도 잘 썩지 않아 처리하는 게 골칫거리로 여겨졌다”며 “합정동에서 폐현수막을 재활용 마대로 재활용하면서 환경오염 예방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주민센터는 지난해부터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용품도 만들기 시작했다. 거리환경지킴이 참여 어르신을 위한 휴대용 방석 및 돗자리 제공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어린이 작업용 앞치마를 만들어 합정동 지역 어린이집에 전달했다. 박영희 경기어린이집 원장은 “폐현수막을 이용해 제작된 어린이용 앞치마가 아이들이 각종 활동을 할 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면서 “불법 현수막의 변신이 놀랍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6-03-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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