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사람들 <25>한국조폐공사] 주유량 조작 막는 보안모듈 세계 첫 상용화

장형우 기자
수정 2016-03-02 17:58
입력 2016-03-02 17:46
눈길 끄는 조폐공사 신사업
모듈을 주유기에 장착하면 조작 불가지능형 차량·사물인터넷에 확대 가능
조폐공사라고 하면 화폐 및 신분증과 관련된 일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화폐와 신분증 제조의 핵심은 위·변조 방지 즉 보안이다. 자연스레 조폐공사는 보안과 관련한 신산업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주유량 조작 프로그램을 주유기 메인보드에 설치해 정량에 미달하는 석유 제품을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 주유소들이 적발됐다. 정량이 안 되게 속여서 팔다 적발되는 건수는 2014년 87개 업소에서 지난해 149개로 크게 늘었다.
그런데 이번에 공사가 상용화에 성공한 보안모듈을 주유기 메인보드에 장착하면, 주유량을 조작하는 불법 프로그램의 설치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올해부터 설치되는 모든 주유기는 KTC에서 발행한 인증서가 유효한 프로그램만 메인보드에 설치하도록 개발됐다. 보안모듈은 주유기 메인보드에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인증서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불법 프로그램의 설치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공사는 지난해 KTC에 보안모듈 3000대를 공급했고 올해 신규로 설치된 모든 주유기에 장착됐다. 2017년까지 약 10만대의 전국 주유기에 이 보안모듈이 장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폐공사는 국가 신분증 제조·발급 기관으로, 전자신분증의 핵심 기술인 스마트카드 칩 운영체제 원천기술과 다양한 보안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 주유기 보안모듈 역시 스마트카드 기술을 활용해 개발됐다. 이러한 방식의 보안모듈은 향후 주유기뿐만 아니라 스마트 의료나 지능형 차량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자동차의 미터기나 디지털 운행 기록계 및 택시요금 미터기 등에 적용돼 소프트웨어에 대한 위변조방지 솔루션으로 활용된다.
김화동 사장은 “조폐공사는 그동안 축적해 온 우수한 디지털보안기술을 활용해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공공 분야의 정보보호와 보안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신뢰사회를 실현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6-03-03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