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신설 신청했더니 517일 ‘발목’… 여전히 불편한 관공서

김경운 기자
수정 2015-12-09 00:45
입력 2015-12-08 23:18

중앙·지자체 부당행정 140건 적발

관공서를 찾은 민원인들이 여전히 불합리한 행정 규제에 가로막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심코 방치된 민원서류의 처리가 517일 동안 지연된 사례도 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9월부터 행정자치부와 합동으로 중앙행정·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107곳을 상대로 ‘규제개혁 저해 행태 및 부조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140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 규제 남용이 21건, 부당한 진입규제·비용 전가 22건, 처리 지연 27건, 무사안일 29건, 개선이 필요한 기타 사항 41건 등이다. 중앙행정·공공기관에서보다 주민 생활과 더욱 밀접한 시·군 등 지자체에서 이런 사례가 2배가량 많았다.


한 지자체는 2013년 1월 민원인으로부터 토석채취허가 신청을 받은 뒤 담당자의 인사이동 등을 이유로 관련 서류를 방치해 놓다가 441일이 지나 업무를 처리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지난해 5월 공장 신설 승인신청 등 4건의 민원을 접수한 뒤 법령에도 없는 주민동의서 등 추가 서류를 요구해 민원 처리를 517일 지연시켰다. 한 지자체는 공장 설립 등의 승인신청 때 재산권 분쟁 등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구비서류가 아닌 인감증명서 등을 요구하며 민원 처리를 미뤘다.

한 지자체는 지난 5월 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놀이시설인 캠프장 등록 신청을 반려한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받고도 주민 반대를 이유로 등록을 거부했다. 조금이라도 시끄러운 문제에는 무작정 처리를 지연시키는 무사안일 관행이 여전한 것이다. 담당자가 관련 법령을 잘 알지 못해 민원인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한 지자체는 지난해 2월 폐기물관리 법령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는 사업을 투자가능 사업으로 잘못 안내해 관련 업체가 공장을 잘못 신축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정부는 행정·공공기관들의 부적절한 업무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규제개혁 저해 사례에 대한 신속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지자체를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주민 만족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2015-12-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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