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한 동네 형, 일할 땐 철두철미… 李 대선 승리 이끈 ‘조용한 설계자’[이재명의 사람들]
이준호 기자
수정 2025-06-29 23:50
입력 2025-06-29 23:50
<17>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
“이재명 지사 전화번호 알려 줘요”20대 대선 후보 당내 경선 앞두고
李 만남 요청하며 관저로 달려가
국토균형발전 등 비전에 공감대
21대 대선 캠프 선대위 초안 작성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 휴대전화 번호 좀 알아 봐 주세요.”
‘검증된 살림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윤덕(59)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20대 대선 경선을 앞둔 2020년 보좌진에게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약속이 잡히자 곧바로 이 대통령이 머무는 지사 관저로 달려가 4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 계곡 불법 시설물 정리 등 난제 해결 과정을 비롯해 국토 균형 발전 등 이 대통령의 비전을 접한 김 사무총장은 그 길로 ‘친명’(친이재명)이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듬해 5월 김 사무총장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이길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주변에서는 그의 선택을 만류했다. 호남 국회의원 대부분이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정세균 당시 후보를 지지했고 이 대통령의 지지세는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사무총장은 한번 먹은 마음을 돌리지 않았고 끝까지 이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20대 대선에서 패배했으나 ‘이재명 당대표 체제’가 들어서며 김 사무총장은 당대표 특보단장과 대표 직속 전북 기본사회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주요 당직을 맡았다.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조직사무부총장을 지내며 공천 작업을 주도했고, 결과적으로 당에 압도적 승리를 안겼다. 이 대통령의 신임을 얻으며 ‘신명’(新친명)으로 떠오른 김 사무총장은 지난해 4월 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뒤 민주당 역사상 최초로 ‘사무총장 5연임’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집권 여당의 재정·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평소에는 털털한 동네 형 같지만 일할 때는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매사에 꼼꼼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 대선 캠프에서는 총괄수석부본부장으로서 선거대책위원회 초안을 작성하는 등 ‘숨은 설계자’ 역할을 했다.
1966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김 사무총장은 전주 동암고와 전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시민행동21’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김 사무총장은 당시 전주 시장이던 김완주 전 전북지사와 함께 전주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세상을 바꾸는 정치에 본격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개혁당 전주을 지역위원장으로 본격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대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20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21대와 22대 총선에서 연달아 이기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이준호 기자
2025-06-30 10면
관련기사
-
탁월한 기획·소통으로 계파 상관없이 중용… 李대통령 “제 깐부입니다”[이재명의 사람들]
-
李 당대표 시절 2년간 비서실장 맡아 동고동락… 의사결정 때 ‘균형추’ 역할 [이재명의 사람들]
-
李대통령 자택 단골손님… SNS 대국민 소통 책임자 됐다[이재명의 사람들]
-
성남서 인연 맺은 ‘원조 친명’… 李 대선 도전마다 함께한 행동대장 [이재명의 사람들]
-
가장 신뢰받는 비서실장 연임… 李대통령 의견 전하는 ‘징검다리’ 역할[이재명의 사람들]
-
모두 ‘예스’ 할 때 ‘노’ 하는 찐명… 쓴소리 아끼지 않는 ‘레드팀’ [이재명의 사람들]
-
함께 변방의 길 38년… 李대통령에 할 말은 하는 ‘친명 맏형’ [이재명의 사람들]
-
‘대통령의 키맨’ 된 통상 전문가… 국정 컨트롤타워 역할[이재명의 사람들]
-
전략 참모 거듭난 여론조사 전문가… ‘민심 풍향계’ 역할 할 듯 [이재명의 사람들]
-
“어떤 상황서도 업무 척척”… ‘소확행’ 탈모 공약 심은 브레인[이재명의 사람들]
-
40년 정치적 동지·정책 멘토… 李대통령 생각을 읽는다 [이재명의 사람들]
-
‘정치인 이재명’ 만든 일등공신… 李처럼 워커홀릭 스타일[이재명의 사람들]
-
“날것의 발언 안 됩니다”… 李 모르게 SNS 비번 바꾼 남자[이재명의 사람들]
-
“전쟁입니다” 문자 보낸 핵심 참모… 업무든 인사든 그를 통해야 [이재명의 사람들]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