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웹툰·웹소설로 ‘무한 확장’… K팝 세계관은 끝이 없다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수정 2025-02-18 00:03
입력 2025-02-18 00:03

아티스트 지식재산권 전방위 활용

SM 히트곡들 서울시향과 재해석
무대도 팝·클래식 넘나드는 매력
하이브는 BTS 웹소설 성공 이후
엔하이픈 웹툰 ‘다크 문’ 2억뷰 육박
콘서트 도시, 놀이·체험 공간으로
K팝 지식재산권(IP)이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어 K팝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레드벨벳의 웬디가 무대에 올라 협연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지식재산권(IP)이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어 K팝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레드벨벳의 웬디가 무대에 올라 협연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지식재산권(IP)이 전방위로 ‘무한 확장’ 중이다. 클래식, 웹툰, 놀이 문화 등과의 결합을 거치면서 K팝 세계관이 더욱 크고 단단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은 K팝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한 자리였다. SM엔터테인먼트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개최한 세계 최초의 K팝 오케스트라 콘서트이다.


SM은 소속 아티스트들을 대표하는 18곡을 서울시향의 연주를 통해 선보였다. K팝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클래식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곡들이다. 원곡의 상큼한 매력을 살리는 한편 피아노와 타악기를 비롯한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연주가 돋보인 레드벨벳의 ‘빨간 맛’이 대표적이다. 일부 곡은 유명한 클래식의 주제 선율과 연결해 고전과 현대의 교감을 보여 줬다. 클로드 드뷔시의 ‘달빛’으로 시작된 샤이니 종현의 ‘하루의 끝’은 서정적인 느낌을 살렸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에드워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과 만나 희망차고 벅찬 느낌이 배가됐다.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샘플링한 H.O.T.의 ‘빛’이 앙코르곡으로 연주됐다.

또한 곡 분위기에 따라 조명이 바뀌고 역동적인 미디어 아트를 활용하는 등 K팝 콘서트의 요소도 곁들여져 눈길을 끌었다. 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어진 공연에서는 레드벨벳의 웬디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직접 노래를 불렀다.

이번 콘서트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두드러지는 K팝의 음악적인 면을 강조하며 외연을 확장한 시도로 평가된다.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는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K팝의 진화 가능성을 엿봤다”며 “클래식 대중화는 물론 새로운 콘서트 형식과 문법도 제시했다”고 짚었다.



SM은 2016년 음원 공개 프로젝트 ‘스테이션’을 통해 장르별 전문가와 협업해 폭넓은 장르의 음악을 시도했고 지난해 데뷔한 SM 재즈 트리오는 에스파의 ‘슈퍼노바’를 재즈 버전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K팝 지식재산권(IP)이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어 K팝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각각 방탄소년단과 엔하이픈을 모티브로 제작된 웹툰 ‘세븐 페이츠: 착호’와 ‘다크 문: 달의 제단’.
하이브 제공


K팝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웹툰과 웹소설 등의 제작도 활발하다. 하이브는 K팝 간판 방탄소년단(BTS)을 모티브로 한 웹소설·웹툰 ‘세븐 페이츠: 착호’를 기획·제작해 성공을 거둔 뒤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앤팀 등 소속 아티스트의 IP를 잇따라 웹툰화했다. 특히 엔하이픈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이 누적 조회 수 1억 9000만회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자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나섰다. 이 작품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 등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K팝 지식재산권(IP)이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어 K팝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 도쿄에 펼쳐진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파크 ‘세븐틴 더 시티’ 전경.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콘서트가 열리는 도시 곳곳에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다양한 즐길거리와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팬 경험을 확장하는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파크’를 조성하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 2022년 BT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부산에서 ‘더 시티 프로젝트’를 개최했고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세븐틴도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의 외연을 넓히는 IP 확장은 또 다른 콘텐츠를 생산해 K팝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 기자
2025-02-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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