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컨택트’
수정 2017-01-30 23:51
입력 2017-01-30 22:40
할리우드의 총아가 만든 감성 SF… 외계인과 어떻게 소통할까
새달 2일 개봉하는 ‘컨택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오는 10월 만나게 되는 ‘블레이드 러너 2049’ 때문이다. 1982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내놓은 사이버 펑크의 걸작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이다. 전 세계 영화 팬들이 35년간 고대하던 프로젝트에 요즘 한창 잘나가는 라이언 고슬링에다가 황혼의 해리슨 포드가 나온다. 그런데 제작자로 한발 물러선 리들리 스콧 감독 대신 메가폰을 잡은 인물이 바로 드니 빌뇌브다. ‘컨택트’에서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분위기를 미리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드는 대목이다. 물론, ‘프리즈너스’(2013)와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에서 진공 상태 같은 묵직한 느낌의 연출력을 보여준 드니 빌뇌브 감독 자체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미지와의 조우’에서 소통의 도구가 음악 코드였다면 ‘컨택트’에선 로고그램(표어문자)이다. 루이스와 이언은 외계 생명체가 공기 중에 먹으로 그린 듯한 둥근 형태의 로고그램을 해석하기 위해 머리를 싸맨다.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로고그램은 드니 빌뇌브 감독 등이 직접 고안해 냈다고. 지난한 의사 소통 과정 속에 세계 곳곳에서는 공황 상태가 발생하기도 하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일부 나라들은 외계 생명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군사 행동을 취하려 하는 등 위기가 고조된다. 이야기는 관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상당히 잔잔하게 전개되는데, 감독은 딸에 대한 기억의 단편들을 중간중간 끼워 넣는 방법으로 시간을 뒤섞으며 조금씩 반전의 발판을 쌓아 올린다.
원래 제목은 도착을 의미하는 ‘어라이벌’이다. 원작 소설 제목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2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7-01-3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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