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16 문화계] <3> 방송

이은주 기자
수정 2016-12-20 22:41
입력 2016-12-20 21:18
tvN 신흥 드라마 왕국으로…‘쿡방’만 살아남은 예능…中 ‘한한령’ 한류 시장 빨간불
올해 방송계에서도 다양한 콘텐츠가 시청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지상파 드라마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10주년을 맞은 tvN이 줄줄이 화제작을 내놓으며 신흥 드라마 왕국으로 우뚝 섰다. 지상파에서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체면치레를 했으나 다른 사전 제작 드라마들은 쓴맛을 봤다. 예능계에서는 쿡방만이 건재했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국이 ‘한한령’(限韓令)을 강화하면서 한류 콘텐츠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태양의 후예’ 제외한 사전 제작 드라마 쪽박
한편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②는 올해 초 안방극장을 강타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제작비 130억원이 투입된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 제작돼 한국과 중국에서 처음으로 동시 방송됐고 국내에선 4년 만에 주중 미니시리즈 시청률 30%를 넘었다. ‘태양의 후예’ 독점 방영 계약을 맺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서는 24억뷰를 돌파하며 한류 드라마 3.0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KBS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tvN ‘안투라지’ 등 중국 시장을 겨냥한 다른 사전 제작 드라마들은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박보검의 인기를 등에 업은 KBS ‘구르미 그린 달빛’③, SBS 의학 드라마 ‘닥터스’와 ‘낭만닥터 김사부’가 20%를 돌파하며 지상파의 자존심을 지켰다.
올해 예능계에는 인테리어, 여행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쏟아졌지만 새로운 트렌드는 나타나지 않았고 쿡방만이 건재했다. 또한 비슷한 포맷의 음악 예능이 쏟아지면서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등 ‘복면가왕’에서 시작된 음악 예능의 흥행 불패 신화에도 균열을 보였다.
한반도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이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전반에 걸쳐 한류 확산 금지 정책인 한한령을 강화하면서 국내 한류 콘텐츠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한류스타로 등극한 송중기는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산 스마트폰 광고 모델에서 교체됐고, SBS 드라마 ‘신사임당-빛의 일기’④는 한·중·일 3국 동시 방송을 목표로 사전 제작을 마쳤지만 중국에서 심의가 나지 않아 방송이 계속 연기됐다. 내년 1월 한국과 일본에서 방송을 확정했지만 중국에서 방영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손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그룹도 한한령의 강화로 중국 공연을 승인받지 못해 동남아시아로 공연 장소를 옮기는가 하면 한국 연출진이 참여해 중국과 공동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6-12-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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