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편 이혼 허용, 유책주의 예외 첫 적용
이보희 기자
수정 2015-11-01 16:51
입력 2015-11-01 16:00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일부에 한해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이혼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이를 인용한 첫 사례가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민유숙 수석부장판사)는 1일 남편 A씨가 부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한 1심을 파기하고 이들의 이혼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45년 전 결혼했지만 A씨가 TV를 던지는 모습이 자녀 기억에 각인될 정도로 다툼이 잦았다. 이들은 1980년 협의 이혼했다가 3년 뒤 다시 혼인 신고를 했으나 A씨는 바로 다른 여성과 동거했다.
동거를 청산한 A씨는 다시 다른 여성과 동거를 시작해 혼외자를 낳았다. 동거녀의 출산 직후 A씨는 이혼 소송을 냈지만 기각됐다.
그때부터 25년간 사실상 중혼 상태로 산 A씨는 장남 결혼식 때 부인과 한 차례 만났을 뿐 이후 만남도 연락도 없었다.
2013년 A씨는 다시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고 1심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A씨는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2심은 ‘혼인생활 파탄의 책임이 이혼 청구를 기각할 정도로 남지 않았으면 예외적으로 이혼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부부로서의 혼인생활이 이미 파탄에 이른 만큼 두 사람은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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